여행이 주는 다양한 즐거움이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손꼽는 건 역시 먹는 즐거움일 것이다.
난 먹는 걸 즐기는 편은 아닌지라, 여행 가서 뭘 먹을지 고민 안 한다.
그냥 아무거나 입에 넣으면 그만일 뿐.
그렇지만 카자흐스탄 와서 꼭 먹어보고 싶은 게 있었는데 바로~~
말.고.기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말고기를 먹을 순 있다.
하지만 유목민들의 나라는 뭔가 다를 것 같았다.
그렇게 나름 열심히 찾아서 간 곳이 바로
SANDYQ 레스토랑이다.
우선 위치는 꽤나 찾기 쉽다.
이비스호텔에 달린 레스토랑이라, 이비스호텔을 찾으면 된다.
아니면 아래 위치 보고 가도 된다.
입구에 들어가면 레스토랑 이름이 떡하니 박혀 있다.
뭔가 카자흐 느낌 나는 옷을 입은 마네킹도 서 있다.
입구에 안내해 주는 직원이 있다.
예약 여부를 묻는데, 예약했으면 이름을 말하고 아니면 안 했다고 말하면 된다.
아, 이 레스토랑의 장점은 영어로 소통이 된다는 점이다.
웬만한 현지 식당은 영어 소통이 안 된다.
아주 단순한 건 될지 몰라도 조금이라도 긴 문장을 이야기하면 바로 불통이다.
하지만 이곳은 다르다.
꽤나 편안했다..
암튼 돌아와서, 내부는 대략 이런 느낌이다.
내가 간 시간에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인지, 안 그래도 넓은 공간이 더 넓어 보였다.
앉아서 잠시 기다리면 메뉴판을 갖다 준다.
영어로 된 메뉴도 있어서 걱정할 필요 없다.
당초 말고기를 먹으러 왔으니,
horse라고 쓰여 있는 메뉴 아무거나(horse steak) 시켰다.
진짜 아무거나 시킨 건 아니고, 가격이 카자흐 물가를 고려했을 때 좀 비싼 걸로 골랐다.
비싸도 우리나라 돈으로 30,000원 수준이다.
여기에 디저트로 치즈케이크까지 주문 완료!
그렇게 잠시 기다림의 시간 끝에,
고대하던 말고기가 나왔다.
겉보기에는 좀 큰 갈비 같다.
참고로 사이즈가 좀 크다.
비교할 만한 물체가 주변에 없긴 한데, 좀 큰 편이다.
나이프도 일반 레스토랑에서 주는 나이프가 아니라, 조금 특수한(?) 것이다.
저거 자체도 좀 크고 무게가 있다.
날도 더 날카롭다.
아무래도 말고기 자체가 질겨서 그런 것 같다.
암튼 그렇게 고대하던 말고기의 맛은..?
정말 예상외였다.
질기고 냄새난다고 하는데,
냄새야 뭐 거슬릴 정도는 아니어서 논외로 치겠다.
그런데 질김이 문제였다.
전혀 질기지 않았다.
고무 씹는 마냥 열심히 씹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게 웬 걸?
생각 이상의 부드러움에 당혹스러웠다.
물론 소고기 부위랑 비교해서는 안 된다.
당초 육질 자체가 다른 걸.
다만, 퍽퍽하고 질긴 식감이 의외로 적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면 되겠다.
거기에 담백함은 덤!
맛있게 먹고 나니 디저트인 치즈케이크가 나왔다.
겉모습부터 자신이 치즈케이크임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그 옆에 발라놓은 건 꿀이었던 것 같다.
자세히는 기억 안 나지만 깊은 단 맛이 났다.
설탕처럼 경박한 단 맛은 아니었다.
위에 올려져 있는 건 석류인가..? 잘 모르겠다.
일단 씹으면 알갱이가 톡톡 터지면서 신 맛을 내뿜는다.
그리고 대망의 치즈케이크.
사실 이 가게의 메인 메뉴는 치즈케이크가 아닐까 싶었다.
포크를 위에서 찍는데, 케이크의 꾸덕함이 내 힘에 대해 강한 반작용을 일으키면서 강하게 저항했다.
애써서 치즈와 크러스트 경계에 닿으면, 크러스트가 최후의 발악을 하며 밀도를 자랑한다.
그들을 저항을 이겨내고 입에서 한 입, 두 입 음미하다 보면 놀라운 조화에 한 번 더 전투를 하러 가게 된다.
그러다 입이 텁텁해졌을 때쯤, 석류와 꿀을 먹으면 원상복귀 완료다.
이 치즈케이크의 한 가지 단점은, 앞서 먹은 말고기의 맛을 잊게 만든다는 점이다.
무서운 녀석..
카자흐스탄에서의 식사는 전반적으로 만족했다.
(사실 내 입에서 불만족 소리 나오면 큰일 나는 일이다..)
이곳은 그 이상이었다.
앞서 말했듯, 보통 알마티 식당에 비해 단가는 좀 높은 편이다.
하지만 편안하고 좋은 식사를 하고 싶다면 SANDYQ를 추천한다.
[혹시 다른 여행기가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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